
2025년 12월 말부터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가 2026년 1월 12일 기준 16일째를 맞이하며 최소 648명의 사망자를 낸 초대형 정치 위기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리알화 가치가 1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폭락하며 42퍼센트의 살인적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경제난이 촉발점이었으나, 이제는 1979년 팔라비 왕조 복귀를 외치며 신정 체제 전복을 요구하는 정치 혁명으로 본격화되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개입 시사와 이란 정부의 전국적 인터넷 차단으로 중동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해진 상황입니다.
리알화 폭락과 경제 파탄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의 시작
2025년~2026년 이란 반정부 시위는 2025년 12월 28일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 상인들이 경제난에 항의하며 시작한 대규모 시위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가장 심각한 정권 위기 중 하나입니다. 이 시위는 경제적 불만에서 출발하여 정치 체제 전복을 요구하는 전면적 봉기로 확대되었으며, 2026년 1월 13일 현재까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번 시위의 가장 핵심적인 촉발 요인은 이란 리알화의 급격한 가치 폭락입니다. 이란은 정부 지정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어 공식 환율은 1달러당 42,000리알 수준이지만, 실제 암시장 환율은 2025년 12월 말 기준 1달러당 142만 리알에서 최근 145만 리알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22년 모하메드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 취임 당시 43만 리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통화 가치가 약 70퍼센트 증발한 것입니다.
경제 지표는 더욱 참담합니다. 2025년 12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42.2퍼센트로 11월보다 1.8퍼센트포인트 상승했으며, 식료품 가격은 1년 새 72퍼센트, 의료용품은 50퍼센트 급등했습니다. 핵 개발을 둘러싼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외화 수입이 막혔고, 2024년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 발생한 전쟁 피해가 겹치면서 국민들의 생활은 한계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이번 시위의 특징 중 하나는 시위 주체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2022년 히잡 반대 시위가 여성과 청년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시장 상인들이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뉴욕대 아랭 케셔바르지언 중동·이슬람학 부교수는 "시장 상인들은 이슬람 공화국에 가장 충성스러운 세력으로 여겨졌으나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이어지고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자 현 정권에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제난의 구체적 사례들은 이란 국민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테헤란 중앙 청과물 시장의 노동자와 직원들은 시위 5일째인 2026년 1월 1일 업무를 중단하고 유통 주기를 멈춤으로써 전국적인 봉기에 합류했습니다. 시위대들은 "열정적으로 알다시피, 지지하라 지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상인들과 일반 대중이 파업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2025년 12월 31일 파사에서 정부 건물이 공격받은 후, 당국은 추운 날씨와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내세우며 2026년 1월 4일까지 거의 전국에 휴무령을 내렸습니다. 또한 정부는 수입 지원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이란 리알화 대 미국 달러 환율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후,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이 이란 이슬람 공화국 중앙은행 총재직에서 사임했으며 후임으로 압돌나세르 헤마티가 임명되었습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부통령도 사표를 제출했으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메디 사나에이 대통령 정치 고문은 사임했습니다. 이는 경제 위기가 정치권 내부에도 심각한 균열을 야기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최소 648명 사망과 정권의 유혈 진압 강화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은 2026년 1월 들어 극도로 강경해졌으며, 특히 1월 9일과 10일 양일간 집중적인 유혈 진압이 발생했습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과 미국 기반 단체 인권운동가통신은 각각 독립적으로 사망자 수를 집계하고 있으며, 실제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은 시위 16일째인 2026년 1월 12일까지 시위대 사망자만 최소 648명으로 파악했으며, 사망자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였습니다. 이 수치는 직접 확인했거나 독립된 두 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망 사례만 집계한 것이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는 6,000명 이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기반 단체 인권운동가통신은 최소 544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시위 기간 중 체포된 인원도 급증했습니다. 인권운동가통신은 현재까지 1만 681명이 체포됐으며 구금 과정에서 강제 자백을 강요받은 사례가 96건에 이른다고 주장했습니다. 테헤란의 한 포렌식 센터에는 1월 8일부터 시위대의 시신이 몰려들고 있으며, 시신이 실내 공간과 창고를 모두 채우고도 공간이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되었습니다.
이란 정부는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대규모 사상자 발생 원인을 "도시 테러범"의 소행으로 규정했습니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국영TV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해 사형에 처할 수 있다며 경고했습니다. 성명은 "국가를 배신하고 외세의 지배를 꾀하는 자들을 지체없이 재판에 넘길 것"이라며 "관용·연민이나 봐주기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인 인명 피해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테헤란 아자디 광장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알리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팔라비는 돌아오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서와 바시즈 민병대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시가전 양상으로 번졌습니다. BBC에 따르면 시위가 격화하면서 병원마다 부상자와 사망자가 넘쳐나고 있으며, 테헤란 병원의 한 의료진은 "젊은이들이 머리와 심장에 총탄을 맞았다"고 증언했습니다.
한 병원 직원은 부상자가 많아 심폐소생술을 할 시간조차 없다고 호소했으며,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 시신들을 겹쳐 쌓아둬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권운동가통신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테헤란 남부의 한 포렌식 센터에 안치된 시신이 최대 250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도 시신이 쌓인 대형 창고 내부를 촬영해 보도했습니다.
2026년 1월 8일 수도 테헤란 인근 카라즈 지역에서는 시위에 가담했던 남성 에르판 솔타니(26세)가 체포되어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1월 14일에 형이 집행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정권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라크 인민동원군, 아랍어 구사 용병, 레바논 헤즈볼라, 아프가니스탄 리와 파테미윤 등 외국인 용병 800명을 동원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이란 서부 로레스탄주에서는 진압에 투입된 경찰이 이란 시위대에 지지를 표하거나 합류하는 등 공권력 붕괴의 전조도 나타났습니다.
팔라비 복귀 요구와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2026년 이란 시위의 가장 큰 특징은 명확한 정치적 구심점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시위대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몰락한 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샤 아들인 레자 팔라비 왕세자를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우며 신정 체제의 전복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개입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하며 이란 정권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8일, 레자 팔라비가 이란 표준시 20시를 기점으로 전국적인 구호 제창을 독려하면서 시위의 기세와 외연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했습니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슬람 공화국에게 죽음을", "이것이 마지막 전투다 팔라비가 돌아온다", "샤 만세"와 같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정권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란 언론인 나제닌 안사리는 독일 도이체벨레 인터뷰에서 "현재 시위는 과거 주요 시위와 달리 망명 중인 이란 왕세자를 명확한 지도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지도자가 있다는 점이 시위대를 결집시켰고, 이에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팔라비 왕세자는 "귀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신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도 이전 시위와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만약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학살하는 일이 벌어지면 미군은 이에 개입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고, 실제로 2026년 1월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생포된 이후 시위대는 사기가 충만하여 시위 규모가 더욱 커졌습니다.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는 소식을 접한 뒤 강경 진압보다는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으며, 만일에 대비해 해외 망명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 8일 "시위대에게 발포하는 순간 미국은 그들을 강하게 타격할 것(We're going to hit them very hard)", "그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They're going to have to pay hell)"이라는 위협성 경고를 날렸습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레자 팔라비 황태자를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그를 주시하고 있으며 좋은 사람으로 보이나, 이 시점에 만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 답했습니다.
2026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몇몇 강력한 선택지를 보고 있으며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어제 이란 지도자들이 전화했다. 그들은 협상하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정부는 현재 군사 공격을 비롯해 군사·민간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온라인 반정부 여론 확산 지원, 추가 경제 제재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 당국은 저항의 동력을 꺾기 위해 국가 전역의 인터넷 망을 폐쇄하고 전화 서비스마저 중단시키는 강도 높은 통신 차단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2026년 1월 8일부터 정부는 정보 유포를 제한하기 위해 전화 및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으며, 시위가 활발한 도시에서는 연결이 심하게 끊겼습니다. 1월 9일에는 이란이 민간용 스타링크 신호를 방해하기 위해 군사용 방해 장치를 가동했다는 보고가 나왔고, 포브스는 이러한 인터넷 차단이 이란 경제에 매시간 156만 달러의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월 11일까지 이란은 스타링크 접속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2026년 1월 10일 런던에서는 약 500명에서 1,000명 사이의 인원들이 주영국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이란 현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중 1인이 깃대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기를 내리고 팔라비 왕조 시기의 이란 제국기(사자와 태양기)를 거는 상징적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2026년 1월 11일 오후 서울 이태원동에서 재한 이란인들이 본국의 시위에 연대하는 소규모 집회를 개최했으며, 레자 팔라비 전 황태자에 대한 지지와 이란의 현황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결론
이란 반정부 시위는 단순한 경제난 항의를 넘어 신정 체제 전복을 요구하는 전면적 정치 혁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1달러당 142만 리알로 폭락한 통화 가치와 42퍼센트의 물가상승률이 촉발점이었으나,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던 상인들까지 등을 돌리며 시위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로 번졌습니다.
최소 648명의 사망자와 6,000명 이상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유혈 진압, 레자 팔라비 왕세자를 구심점으로 한 정치적 결집,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개입 시사는 이란 정권이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줍니다. 2026년 1월 13일 현재 시위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란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입니다.